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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sue in Now ]

게임 중독자의 뇌, 마약 중독자와 닮았다


이상 생기는 부위 서로 일치, 청소년 뇌 발달엔 치명적… 프로게이머와 다른 부위 사용


지난 16일 부산의 한 중학생이 컴퓨터 게임을 못하게 하는 어머니를 살해하고 자살한 사건은 게임 중독의 사회적 해악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였다. 우리의 경우 청소년들의 게임 중독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손실비용이 연간 8000억~2조원에 달한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다.

게임 중독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건 한국만이 아니다. 독일은 최근 청소년들이 저지른 총기 난사 사건의 배경이 폭력적인 게임이라는 분석에 따라 대책을 세우고 있고, 중국은 청소년들이 과도하게 게임 하는 것을 방지하는 법령을 공포하기도 했다.


▲ 청소년들이 PC방에서 컴퓨터 게임에 몰입하고 있다. 일상생활을 중단할 정도로 게임에 중독된 사람의 뇌가 주로 활동하는 부위와 양태가 약물 중독자와 비슷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오종찬 기자
최근 국내 과학자들이 게임 중독이 뇌에 주는 영향을 뇌 과학으로 푼 연구 결과를 연이어 발표했다. 과학으로 본 게임 중독은 마약 같은 약물 중독과 다를 바 없으며, 특히 직업으로서 게임에 몰입하는 것과 중독은 확연하게 다르다는 점도 뇌 연구에 의해 밝혀졌다.

◆프로게이머와 게임 중독자, 서로 다른 뇌 부위 사용

직업으로서 매일 장시간 컴퓨터 게임을 하는 프로게이머와 게임 중독자의 뇌는 같은 모습을 보일까? 중앙대 의대 정신과 한덕현 교수팀이 이에 대한 답을 내놨다.

연구팀은 국내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 17명과 게임 중독자 13명의 뇌를 각각 MRI(자기공명영상장치)로 촬영했다. 게임 중독자는 학업이나 직업을 포기한 채 주당 매일 5시간 이상 게임을 한 사람을 말한다. 촬영 결과, 프로게이머의 뇌는 '좌측대상회(cingulated gyrus)'가 주로 작동했고, 게임 중독자는 '좌측시상(thalamus)'이 활성화됐다.

좌측대상회는 계획을 세우고 결정을 하는 등 조정·판단을 할 때 사용하는 부위다. 쉽게 말해 프로게이머의 뇌는 토론과 업무에 열중했을 때의 상태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반면 좌측시상은 외부에서 들어오는 감각적 자극을 처리하는 부위. 약물 중독자는 일반적으로 좌측시상이 주로 발달한다. 게임 중독자는 논리적 사고보다는 외부 자극만을 처리하는 데 급급했다는 사실이 뇌 과학으로도 입증된 것이다.

한덕현 교수는 "프로게이머는 정해진 시간과 규율에 맞춰 게임을 하는 반면 게임 중독자는 일상을 파괴하면서 게임에 몰두하기 때문에 사용하는 뇌 부위가 달라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덕현 교수팀은 관련 성과를 지난 26일 중앙대에서 열린 '한국정신병리-진단분류학회'의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컴퓨터 게임 중독은 뇌질환

컴퓨터 게임 중독을 비뚤어진 생활 습관, 약한 의지력의 결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하지만 뇌 과학자들은 게임 중독은 마약 중독과 매우 유사한 형태의 중독 현상이라는 연구 결과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는 개인의 의지가 아닌 전문적인 치료에 의해서만 교정될 수 있다는 의미다.

 \▲ 서울대 의대 김상은 교수팀은 컴퓨터 게임 중독자의 뇌에 이상이 생기는 부위(안와전두엽·노란색)가 코카인 중독자의 뇌에 이상이 생긴 부위(파란색)와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서울대 제공

게임 중독이 가진 심각성은 게임 중독이 다른 약물 중독처럼 청소년에게 매우 치명적이라는 사실에 있다. 서울대 의대 정신과 류인균 교수는 "사람의 뇌는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기까지 지속적으로 성장한다"며 "따라서 컴퓨터 게임 중독은 청소년의 뇌 발달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Reference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0/11/29/201011290205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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